“국경 지키는 눈과 귀 되겠다”

▶ 애리조나 국경순찰 돕는 자원 정찰단 ‘민병대’ 조소받아도 자부심으로 일해
▶ 밀입국자 추적과 정보제공이 주 업무 주 7일-하루 24시간 합숙하며 ‘봉사’

국경정찰단 멤버들이 베이스캠프에서 라디오통신을 수신하고 있다.

애리조나 주 국경지대의 겨울 오후, 외딴 마을 사사베를 지나는 황량한 산길을 가로지르며 팀 폴리는 찍찍거리는 라디오의 주파수를 이리저리 맞추어가며 통화를 시도한다. “들립니까?” 마약 밀매자들이 수시로 들락거리는 루트를 관찰하며 그는 덧붙인다. “저들이 뭔가를 밀어오고 있습니다. 여기서 그리 멀지 않은 곳인 듯합니다”

공수부대 출신의 퇴역군인인 폴리(57)는 주택시장이 붕괴한 후 건설현장의 일자리와 집을 차례로 잃었다. 그리고 멕시코와의 접경지대인 이곳 사사베로 옮겨와 민간 국경순찰대를 조직했다.

폴리는 자신이 만든 그룹이 비정부조직인 ‘애리조나 국경정찰단’으로 불리기 원하지만 이들에게 ‘민병대’라는 꼬리표를 달아준 사람들은 국경을 정찰하는 이 개인들의 자경단을 비웃기 일쑤다.

한 손엔 40구경 권총을 들고 애견인 핏불 락커와 함께 나온 폴리는 자신의 라디오에 잡힌 밀입국 알선업자들의 통화내역을 판독하려고 애쓰고 있었다.

최근 밀입국자의 수는 급격한 감소세를 보였다. 지난해 9월로 끝난 회계연도 중 체포된 밀입국자는 40만9,000명으로 2005년 회계연도의 120만 명에 비해 현저히 줄어들었다. 그러나 폴리는 남부 국경지대에선 여전히 (밀입국자와의) 전쟁이 진행 중이라고 단언한다.

고용과 이민 관련법 집행에 대한 그의 불신은 건설현장에서 더욱 확실해졌다.

“불법이민들은 가짜 여권과 가짜 소셜시큐리티 카드를 갖고 있는데 종업원 신분확인을 하는 연방전자시스템에 의해 적발이 되면 일단 사라져 버립니다. 그런데 다음 주가 되면 바로 그자들이 또 다른 위조 신분증과 위조 소셜시큐리티 카드를 들고 나타나는 겁니다”폴리에 의하면 상당수 국경순찰대원들은 국경에서 한 시간 거리 이상 떨어진 투산의 스테이션에서 근무하도록 배치되기 때문에 비디오카메라에 잡힌 이미지나 그라운드 센서에 감지되는 움직임에 대응해 출동한다는 것이다.

“이미 사후 약방문이지요…우린 사전에 대비하려고 노력합니다”라고 폴리는 말했다.

그 자신과 애리조나 국경정찰단의 많은 단원들은 국경마을인 사사베와 인근에 거주한다. “우린 여기 살고 있으니까 하루 24시간, 주 7일 하고 있지요”“우리 국경은 우리가 지킨다”는 자부심으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인 정찰단원의 신원에 대한 정부나 공공 검증은 없다. 폴리 자신이 이들의 신원조회를 하고 군 관련기록을 체크한다. 단원 대부분이 제대군인들이거나 은퇴한 경찰관들이어서 정찰 업무가 낯설지 않을뿐더러 밀입국자들이 남기는 흔적을 읽는 방법도 훈련을 받고 있다. 예를 들어 부러뜨린 나뭇가지들이나 추적에 혼란을 주기 위해 신발바닥에 붙이는 독특한 카펫조각들 같은 것이다.

“국경순찰대원들도 사실은 우릴 좋아합니다. 지금 어디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우리가 많이 갖고 있거든요”라고 폴리는 말했다.

이 그룹의 사명은 그들의 웹사이트에 명시되었듯이 “무슨 정부 전복이나 우리 손으로 법을 집행하겠다는 것이 아니다.” (국경을 지키는데) 눈과 귀가 부족한 곳에서 눈과 귀로 봉사하려는 것이다.

크리스 말루프 단원이 살벌한 정찰 중 꽃 더미 속에서 숨을 돌리고 있다.

“우린 보통 7~10일간 산에 머뭅니다. 그동안은 아무 때나 아무 곳에서나 적절한 틈이 나거나 장소를 발견하면 눈을 붙이지요. 그리고는 정찰에 집중합니다.”알선업자들에 의해 사막에 버려진 채 길을 잃고 헤매는 밀입국자들을 발견해 물과 음식과 담요를 주고 그들을 국경순찰대에 넘겨 준 경우도 허다하다.

“사람들은 우리가 이들에게 총을 겨누거나 쏘면서 설쳐대는 줄로 생각하지만, 아닙니다. 지난 6년 동안 우린 단 한 발의 총도 발사한 적이 없습니다”라고 폴리는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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