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취임 뒤 전과 없는데 체포된 미등록 이주자 ‘2배로’

워싱턴 포스트 “1월20일~3월13일 2만1362명 체포”
이중 전과 없는 사람 5441명…지난해 같은기간 2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한 뒤 체포된 미등록(불법) 이주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트럼프는 범죄전력이 있는 미등록 이주자들을 체포해 추방하겠다고 밝혀왔으나, 범죄전력이 없는데도 체포된 미등록 이주자가 2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워싱턴 포스트>는 16일 이민세관국(ICE)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1월20일부터 3월13일까지 체포된 미등록 이주자는 2만1362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같은기간 체포된 미등록 이주자(1만6104명) 수에 견줘 크게 늘어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체포된 이들 가운데는 범죄전력이 없는 사람도 5441명이나 됐다. 이 신문은 “전과가 없는데도 체포된 미등록 이주자의 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많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1100만명에 이르는 미등록 이주자들을 보호해온 전임 대통령의 정책을 폐기했다는 가장 분명한 신호”라고 말했다.

체포된 이들 가운데 전과가 있는 미등록 이주자는 지난해에 견줘 15% 가량 늘었을 뿐이다.

이민세관국 애틀랜타 사무소의 경우 지난해 같은 기간에 137명을 체포했으나 올해는 700명 가까이 체포했고, 이들은 대부분 전과가 없는 미등록 이주자들이었다.

필라델피아는 올해 전과가 없는 이들 356명을 체포했는데, 이는 지난해보다 6배나 많은 수치다.

이에 대해 이민세관국 대변인은 “국가 안보나 공공의 안전, 국경 안전에 위협이 되는 개인을 주로 단속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트럼프 정책에 대한 비난은 ‘정치적’이라며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도 전과가 없는 수천명의 미등록 이주자를 추방했다고 반박한다고 <워싱턴 포스트>는 전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 때인 2014년 같은 기간에는 2만9238명이 체포됐는데, 이 가운데 7483명은 전과가 없는 미등록 이주자였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주자를 위한 시민단체 활동가들은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많은 이주자들을 추방하기는 했지만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고 미국에서 태어난 아이가 있는 이주자들의 추방은 삼갔다고 했다.

트럼프는 대통령 당선 뒤 전과가 있는 미등록 이주자들을 추방시키겠다고 밝혔고, 전과가 없는 미등록 이주자들을 “끔찍한 사람들”이라고 부르며 추후에 어떻게 할지 결정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하지만 트럼프 취임 이후 전과 유무와 관계없이 미등록 이주자 전반에 대한 단속이 강화됐고, 법무부는 미등록 이주자 추방을 돕지 않는 도시들에 대해서는 법무부 보조금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했다.

<한겨례신문 황상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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