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끄럽지만…”부모에게 얹혀 삽니다”

날로 심각해지는 학자금 대출 상환 부담, 대학생 4명중 1명 “졸업한 후 곧바로 집으로”
“취직해도 학자금 빚갚으며 독립해 살기 쉽지않아”
내집 장만은 꿈…’학위 취득’ 회의적 시각도 늘어

#김모(24)군은 현재 UC버클리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다. 학기중엔 기숙사에서 지내다 방학때면 오렌지ㅏ운티에 있는 부모집에 온다. 이제 곧 졸업이라 LA에서 직장을 알아보고 있는 그는 이제 막 취직한 주변 친구들의 연봉을 따져봐도 학자금을 갚으려면 생활비와 용돈이 부족할 것 같았다. 졸업 후 취직하면 독립할 예정이었지만, 학자금 채무가 어느정도 정리되고 직장에서 안정될때까지 부모와 같이 살기로 했다.

치솟는 학자금 때문에 이러한 선택을 하는 것은 김군 뿐만이 아니다. 대학생 약 4명 중 1명은 학자금 대출때문에 졸업 후 부모와 살던 집으로 돌아갈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투자회사인 ‘TD아메리트레이드'(TD Ameritrade)가 20~26세 20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대학생 26%가 학자금 상환을 하려면 돈을 절약해야 하기 때문에 학위를 따는 즉시 부모집으로 돌아가 같이 살 것이라고 답했다. 독립하면 추가되는 렌트비 등 전반적인 생활비를 줄이겠다는 것.

또한 이미 대학을 졸업한 경우의 절반은 학교 졸업 후 이미 부모 집으로 돌아와 살고 있다고 답했다.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키나한 수석 전략가는 “학비 급증과 낮은 임금상승률로 오늘날 대학 학위를 취득한다는 것은 상당한 재정 부담을 안게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부모와 성인 자녀가 함께 산다는 것은 ‘롱런’을 위한 단기간의 희생으로 볼 수 있는데, 그나마도 현명하게 저축하고 소비할 경우에만 가능하다”고 밝혔다.

조사에서 응답자 중 32%가 1만달러 이상의 학자금 채무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는데, 5만달러 이상도 많았다.

학자금 때문에 부모와 함께 산다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나 부모 집에 눌러 앉기에는 마음이 편치않다. 상당수가 만약 28세가 될 때까지 여전히 부모와 같이 살고 있다면 “부끄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물론 처한 상황이 제각각이라 그렇지 않은 경우도 있었는데, 30%는 30~34세까지도 특별히 부끄럽지는 않을 것 같다고 답했다.

전국적으로 대졸자들의 학자금 부담이 높아지면서 학위 취득에 대한 회의적 시각도 늘었는데, 조사에 따르면 67%가 학비 및 학자금이 ‘좋은 투자’라고 인식하는 반면, 약 4명 중 1명 꼴인 23%는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실제로 가치가 있든지 없든지간에 학자금 때문에 이들의 주요 ‘라이프 플랜’이 미뤄지는 것 만큼은 분명한 듯하다. 조사에서 40%가 학자금 채무 때문에 주택구매가 늦어졌다고 답했다. 31%는 은퇴자금 저축이, 27%는 부모로부터의 독립이, 25%는 아이를 가지는 것이, 21% 결혼이 미뤄졌다고 토로했다.

<코리아타운데일리 한형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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