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 유학생들 입영 시기 놓고’속탄다’

“입대 미루자니 유학경비가, 지금 입대하자니 3개월이 아깝고…”
한국 군 복무 기간 21개월→18개월 단축 발표
적용 시점 정해지지 않아 “이러지도 저러지도”
한국 병무청 정확한 시점 묻는 민원 전화 봇물

#유학생 오모(24) 씨는 요즘 고민에 빠졌다. 한국의 군 복무 기간이 21개월에서 18개월로 단축된다는 소식을 들었기 때문이다. 오씨는 애초 올해 말 귀국해 군에 입대할 계획을 갖고 있었다. 군 복무 기간이 3개월 줄고 난 후 입대할 생각이 은근히 들었다. 오씨는 “솔직히 좀 욕심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며 “이왕이면 군 생활을 3개월 덜 하면 좋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한국 정부가 군 복무 기간을 현행 21개월에서 18개월로 3개월 단축하겠다는 발표 이후 한인 유학생들 사이에 병역 의무 이행 시기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군 복무 기간 단축 적용 시점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채 “현 대통령 임기 내 줄이겠다”는 원칙만 정해진 상태이기 때문이다. 시행 시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깜깜이’형국 속에서 유학생들과 부모들은 빠른 시일 내 군 복무 단축 시행 시기가 확정되기를 바라는 마음 뿐이다.

지난 19일 국정자문위원회는 군 복무 기간을 2020년까지 18개월로 3개월 단축하는 방안을 담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군 복무 기간 단축 적용 시기 등 세부 지침들이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국방부 역시 “구체적 적용 시기는 미확정 상태”라는 입장만을 취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유학생들을 중심으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학업과 병역, 그리고 향후 취업 등 소위 ‘인생 계획’의 수정이 불가피해졌지만 확정할 수 없어 꼬여버렸다는 불만이 많다.

특히 내년에 만 25세가 되는 1993년 생일 경우 내년에 계속 미국에 머물기 위해서는 국외여행기간연장 허가를 받아야 한다.

올해 하반기에 카투사(주한미군 배속 육군)에 지원을 계획했던 한 한인 유학생은 “복무 기간이 언제 18개월로 줄어들지 알 수 없다 보니 답답하다”며 “꼭 이번에 지원해야 할지 고민된다”고 말했다.

많은 한인 유학생들은 유학 경비 등을 생각하면 졸업이나 입대를 미룰 순 없고 그렇다고 21개월을 복무하자니 3개월이 아깝게 생각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해 있는 셈이다.

한국 병무청에 따르면 군 복무 기간 단축 안이 발표된 19일과 20일 2일 동안 군 복무 기간이 언제부터 단축되는지 묻는 민원 전화만 300여건 가까이 쏟아졌다.

LA 한인 유학생들은 이마저 문의할 곳도 딱히 없다보니 답답한 마음이라고 입을 모았다.

한편 복무 기간이 18개월로 줄어들어 나중에 입대한 병사가 21개월 복무 기간을 적용받아 먼저 입대한 병사보다 전역이 빠른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는 우려에 대해 군 관계자는 “18개월로 줄어들더라도 복무 기간 ‘역전 현상’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올해 안에 적용 시점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국일보 남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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