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트럼프에 대면조사 ‘통첩’…트럼프 “기대한다”

미국의 ‘러시아 스캔들’을 수사 중인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면조사 요구를 직접 전달하고 조사 범위까지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고대하고 있다”며 특검 조사에 기꺼이 응하는 자세를 취했으나, 백악관을 둘러싼 위기감은 고조되고 있다.

24일 미 CNN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뮬러 특검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에게 ‘대면조사 때 묻고 싶은 일련의 주제들’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특검팀은 이때 트럼프 대통령과 면대면(sit-down) 조사를 원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 측과 대면조사를 협상하는 과정에서 이러한 정보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협상이 불발된다면 뮬러 특검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대배심 증언을 요구하는 소환장을 청구할 수 있다.

앞서 미 언론들은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이번 보도에 따르면 특검은 대면조사의 범위까지 확정해 전달하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확고한 조사 의지를 내비친 것이다.

CNN에 따르면 뮬러 특검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묻고자 하는 주제는 트럼프의 ‘사법방해’ 혐의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뮬러 특검은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을 해임한 이유에 관심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코미 해임은 자칫 사법방해 혐의로 이어질 수 있는 사건으로, 사법방해란 대통령이 법의 집행을 고의로 저해하는 행위이며 탄핵까지도 가능한 범죄다.

또 트럼프는 코미 전 FBI 국장을 해임하기 이전 러시아 스캔들 중심 인물인 마이클 플린 전직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에 대한 수사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는데, 특검팀은 이에 관해서도 더 자세한 전말을 알고 싶어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CNN은 뮬러 특검이 코미의 작년 5월 의회 청문회 출석과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도 알길 원한다고 덧붙였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의 청문회 증언을 듣고선 격노했다.

또 특검팀은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스캔들 수사 지휘권을 지닌 정보당국 지도부를 포섭하려 했다는 의혹에도 관심을 두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특검팀의 수사망이 트럼프 대통령 본인에게로 조여지고 있다는 정황은 여기저기서 포착된다.

특검팀은 앞서 마이크 폼페오 중앙정보국(CIA) 국장, 댄 코츠 국가정보국(DNI) 국장, 마이크 로저스 국가안보국(NSA) 국장과 면담하며 러시아 수사와 관련한 트럼프 대통령과 그들의 대화 내용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 AFP=뉴스1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뮬러 특검의 대면조사 가능성과 관련해 열린 자세를 취했다. 그는 특검 조사를 “사실 고대하고 있다”며 “선서 아래 응하겠다”고 밝혔다.

발언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다보스포럼 참석을 위해 출국하기 직전이었고 백악관에서 막 즉흥 기자회견을 열려고 하던 참이었다.

물론 특검 조사는 반드시 대면 형식을 취하지 않아도 된다. 트럼프 대통령 변호인단은 특검 측에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했던 것과 같은 서면 조사를 요청할 수도 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뮬러 특검팀과 직접 얘기하고 싶다는 의사를 친구들에게 밝혀온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정부와 트럼프 대선캠프 사이 유착은 일절 없었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러시아 수사를 방해하기 위한 사법방해 혐의도 어불성설이라고 여기고 있다.

그는 이날도 “어떤 유착도 없었다. 사법방해도 없었다”고 강조했다.

<뉴스1 김혜지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과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 © AFP=뉴스1

<그늘집>
gunulzip@gmail.com
미국 (213) 387-4800
한국 (050) 4510-1004
카카오톡 iminUS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