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천적 복수국적 한인2세 한국방문 했다가… 병역이유 출국정지 ‘날벼락’

인천공항 입국하다 체포·기소돼 재판까지 받아
복잡한 국적·병역법에 한인 2세들 혼란 야기

워싱턴 DC에서 거주하던 미국 태생 선천적 복수국적자 한인 김모(26·가명)씨. 그는 지난해 12월 휴가차 한국을 방문했다가 인천국제공항에서 ‘병역법 위반’으로 적발돼 10개월 여가 지난 지금까지 ‘출국정지’ 상태로 한국에 갇혀 미국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김씨는 병무청장의 국외여행허가 없이 국외에 장기체류한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돼 병역의무를 마칠 때까지 미국으로 돌아올 수 없게 된 것이다.

김씨가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된 이유는 ▲만 18세가 되는 해 3월31일까지 국적이탈 신고를 하지 않았고 ▲만 25세가 되는 해 1월15일 이전에 국외이주 사유로 국외여행 허가를 받지 않은 채 국외에서 장기체류했기 때문으로, 한국 병무청은 이같은 선천적 복수국적자들을 일괄적으로 병역법 위반으로 기소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혼란스런 한국 국적법과 병역법 규정 때문에 미국에서 태어난 선천적 복수국적 신분 한인 2세들이 한국을 방문했다가 병역문제를 이유로 기소되고 출국정지까지 당하는 사례가 나타나 주의가 요구된다.

이같은 사례는 한국의 복잡한 관련법을 잘 몰라 제때 국적이탈 신고나 국외여행 허가를 받지 못한 선천적 복수국적 한인 2세들이 뜻하지 않은 피해를 당하고 있는 현실을 보여주는 또 하나의 사례다.

김씨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한국행 휴가를 앞두고 11월 워싱턴 DC 총영사관을 찾아 영사관 직원에게 선천적 복수국적자에게도 병역의무가 부여될 수 있다는 사실을 듣고 국외여행 허가 신청서를 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는 국외여행 허가 신청이 허용되는 만 25세가 되는 해 1월15일이 이미 지난 뒤였고, 이를 잘 몰랐던 김씨가 영사관 직원에게 질문을 했으나 직원이 신청서를 냈으니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답해 이를 믿고 한국에 갔다가 인천공항에 도착하자마자 비행기 앞에서 그를 기다리던 경찰 수사관에 의해 연행돼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김씨는 뒤늦게 국외여행 허가 신청을 한 것 때문에 ‘병역법 위반’ 사실이 드러났고, 이 때문에 지난 3월부터 9월까지 재판을 받아 징역 4개월에 집행유예 1년의 선고까지 받아야 했다.

이로 인해 미국에서 다니던 직장까지 잃고 한국에 머물고 있는 김씨는 병역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한 국적이탈이 가능한 만 37세까지 미국으로 돌아올 방법이 없어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김씨는 “병무청에서 확인한 결과 만 25세가 되는 해 1월15일까지인 국외여행 허가 신청 기간이 지난 후에는 국외여행 허가 신청이 아예 불가능하더라”며 “영사관에서 이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기만 했더라면 뒤늦게 국외여행 허가 신청서를 제출한 채 위험을 무릅쓰고 한국에 방문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일보 석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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