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지난달 대선 첫 TV 토론 참패 이후 민주당과 언론들 사이에서 바이든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는 가운데, 민주당 지지자들의 32%가 바이든의 자진 사퇴를 원한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들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바이든이 사퇴하더라도 다른 민주당 잠재 후보들이 공화당 소속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이기지 못하는 걸로 나타나 ‘대안’도 마땅치 않은 상황입니다. 특히 버락 오바마의 부인 미셸 오바마 여사가 나설 경우 50%의 지지를 받아 트럼프(39%)를 11%포인트 앞선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미셸 여사는 그간 수차례 “대선 출마 의사가 없다”고 밝혀왔습니다.
로이터와 입소스가 미 성인 1007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민주당원 중 32%는 바이든이 재선 도전을 포기해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로이터는 “바이든의 출마에 대해 민주당 유권자들은 오랫동안 의구심을 품어왔다”며 “민주당 경선이 진행 중이던 1월에 실시된 로이터·입소스 여론조사에서 민주당원 49%가 바이든이 재선에 출마해선 안 된다고 답했었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바이든이 사퇴하더라도 다른 후보들이 트럼프를 이기지 못하는 걸로 나타났습니다.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출마할 경우 지지율이 42%로 트럼프(43%) 보다 1%포인트 뒤쳐졌습니다. 민주당 잠룡으로 거론되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도 39%로 트럼프(42%)에게 뒤졌습니다.
다만 미셸 여사가 등판할 경우 오차범위 밖에서 트럼프를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작년에도 워싱턴 정가에선 바이든을 대신해 미셸 여사가 대선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습니다.
공화당의 테드 크루즈(텍사스주) 상원의원은 지난 작년 팟캐스트 방송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2024년 대선판을 떠날 것으로 본다”며 “민주당이 미셸 오바마를 대선 후보로 ‘낙하산 영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미셸 여사는 수차례 “대선에 출마할 뜻이 없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이 같은 추세는 CNN이 여론조사기관 SSRS에 의뢰해 이날 발표한 여론조사에도 비슷하게 나타났습니다. CNN·SSRS가 바이든 토론 직후인 지난달 28~30일 유권자 1274명 대상으로 조사해 2일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바이든과 트럼프 양자 대결 시 두 후보는 각각 43%와 49%의 지지율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4월 조사에서도 바이든 43%, 트럼프 49%였어서 지지율 자체에 변화는 없었습니다.
이 조사에서 해리스와 트럼프가 대결할 경우 트럼프 전 대통령은 47%, 해리스 부통령은 45%의 지지율로 오차범위(±3.5%) 내 박빙 구도였습니다. 해리스 부통령은 특히 여성과 무당층에서 강세를 보였습니다. 뉴섬과 트럼프와의 대결 시 지지율은 43%와 48%로 오차범위 밖에서 뉴섬이 뒤졌습니다.
미국 뉴욕의 아서 애시 스타디움에서 미셸 오바마가 연설하고 있는 모습. 작년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의 배우자인 그가 내년 대선의 민주당 후보로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었지만 그는 수차례 출마 가능성을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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